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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출판

[논문투고 팁]논문 게재 후 수정이 필요한 경우


저널에 논문을 제출하고, 긍정적인 리뷰를 받았습니다. 아마 곧 그 교정본(proofs)이 도착할 것입니다. 그러나 논문이 게재되기 직전, 여러분 밑에서 공부를 하는 대학원생이 벌벌 떨면서 들어와 논문에 쓴 계산이 잘못되었고 몇몇 사소한 오타 등을 발견했다고 말합니다.


이말에 바로 흥분할 필요는 없습니다. 얼마나 큰 실수 인가요? 어쩌면 논문에 사용된 반응 속도의 10% 정도의 차이로, 논문의 결론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최종 교정본을 제출하기 전의 수정이므로, 처음부터 리뷰 과정을 다시 받을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만약 반응 차수가 3인 것을 2로 작성해서 반응 메커니즘을 다시 살펴봐야 할 정도라면, 아마 교정본 수정 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이런 경우라면 논문을 철회하고, 원래 결과를 가지고 다시 연구를 한 후에 다시 제출해야 합니다. 오류가 발견된 시점이 논문을 출판되기 전이라면 말입니다. 그렇다면 저널 편집자, 리뷰어, 그리고 실수를 했던 학생 말고는 이러한 사실을 알 수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아마 그 학생은 앞으로 매번 결과를 재검토하는 습관을 갖게 되겠지요.



그러나 만약 오류를 논문이 출판된 후에 발견했다면, 즉시 논문을 수정하거나 철회해야 할 것입니다. 게재 후 몇 년이 지난 시점에서 다른 연구자가 재현을 하려다가 오류를 발견하는 것 보다는 저자 자신이 발견하여 빠른 시일 내에 수정하는 것이 훨씬 보기 좋을 것입니다. 설령 연구 결과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 사소한 계산 실수였다고 해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수정되어야 합니다. 이미 출판된 논문에 있는 정보는 다른 연구자들이 가설이나 이론을 정립할 수 있는 수단이 됩니다. 이러한 곳에 잘못된 정보를 올린다면 다른 연구자들에게까지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오차가 큰 실수도 경우에 따라서는 얼마나 사소할 수 있는지 알게 된다면 아마 놀라실 겁니다. 대학원에서 들은 수업 중 과학사의 재미있는 사건에 대한 강의가 있었습니다. 강의를 담당한 교수님께서는 어떤 연구자가 10의 8승만큼의 계산 오류를 저지른 채 논문을 게재했었다는 얘기를 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이후 실수가 발견되고 다시 결론을 점검해보자, 10의 8승만큼의 오류에도 불구하고 “연구 결론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교수님께서는 ‘나도 그러한 큰 실수를 저질러도 결과에 지장이 없으면 좋겠다’는 농담 섞인 말을 하시곤 했습니다.



게재된 논문이라 하더라도 잘못된 오류를 바로잡는 것은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누구나 실수는 합니다. 갈릴레오도, 뉴턴도, 아인슈타인도 실수를 했습니다. 심지어 아인슈타인의 경우에는 “아인슈타인의 실수”라는 온통 아인슈타인이 저지른 실수에 대해서만 쓴 책도 있습니다. 이 책을 읽어보면, 아인슈타인 같은 위대한 과학자도 실수를 한다는 사실에 이상하게도 조금은 편안한 마음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 아인슈타인 스스로가 실수를 발견해서 고쳤다는 점은 저를 자극하기도 헀습니다. 아마도 본인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할 때 비로소 더 발전할 수 있는 것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