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과 외국어 통/번역이라고 하면 어떤 조합이 떠오르시나요? 빨리 말하기 대회도 있을 수 있겠고, 가장 많은 외국어를 구사하는 ‘선수’를 떠올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오늘의 주제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하, 리우 올림픽)을 통해 바라본 통/번역의 현재와 미래입니다.
올림픽, 더 정확히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각 올림픽에서 3개 언어를 공식 언어로 규정합니다. 영어, 프랑스어와 개최국의 언어인데, 리우 올림픽에서는 종종 브라질어라 불리기도 하는 포르투갈어가 공식 언어 였습니다.
공식 언어로 세계 공용어에 가장 가까운 영어가 포함되는 것은 누구나 수긍하시겠지만, 프랑스어가 사용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선, 프랑스어는 UN을 포함하여, 예로부터 수 많은 국제단체의 공식 언어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국력, 영향력 이외에도, 아프리카의 많은 나라에서 사용되는 언어라는 점이 반영된 것입니다. 또한, 올림픽 창시자인 쿠베르탱 남작이 사용한 언어이기에 그런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리우 올림픽의 공식 애플리케이션은 상기 3개 언어 이외에도 브라질 인접국인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볼리비아 등의 모국어인 스페인어로도 제공되었습니다. 브라질 및 몇몇 국가를 제외한 대부분의 남미 국가는 스페인어가 모국어인데, 브라질에서도 주변국 국경에 가까운 지역일수록 포르투갈어와 스페인어를 둘 다 구사하는 이가 많다고 합니다. 한편, 추후에 공식 애플리케이션 지원 언어로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가 추가되었습니다. 개발사가 삼성전자인 것도 영향이 있을 것 같습니다.
브라질은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했습니다. 올림픽 통역, 특히 동시통역은 경험이 풍부한 통역사가 담당하지만, 선수 응대, 방문객 응대, 행사 진행을 위해서는 대단히 많은 통역사가 필요하기에 학생을 포함한 자원봉사자의 역할도 상당히 컸습니다. 영어는 물론, 어느 정도의 각종 외국어 실력을 갖춘 자원봉사자는 올림픽, 게임 규정 및 특징 등에 대한 교육을 최대 2년간 별도로 받았고, 성공적인 올림픽 진행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는 대단히 중요한 요소인데, 그 어느 통역사라도 스포츠, 경기장 관련 용어를 모른다면 정상적인 통역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슬램덩크, 쿼터백 등의 용어는 잘 알려져 있기도 하지만, 이를 전혀 모르는 통역사라면, 쉽게 의미 전달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2018년 평창 올림픽에는 더욱 발전된 인공지능 통/번역 시스템이 적용될 것이라는 기사가 이미 나와 있습니다. 2020년 도쿄 올림픽 개최위원회도 통역사의 동원은 물론, 인공지능을 십분 활용할 것이라고 합니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통/번역에서 항상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발전 속도입니다. 생각보다 느릴 수도 있고, 현재의 온라인 번역과 큰 차이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술 발전을 고려한다면, 생각보다 훨씬 정확한 자동통역기의 등장을 예상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바둑의 알파고와 마찬가지로 사람과 통/번역 실력을 겨루는 시합도 충분히 개최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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