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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윤리

약탈 저널의 범람


약탈 저널이 오픈 엑세스 출판 시대에 큰 문제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약탈 저널은 영어로는 Hijacked Journal 또는 predatory publishers라고 부릅니다. 영어에서 의미하는 바와 같이 비행기를 불법 탈취하는 납치범처럼 연구자의 귀중한 저작물을 취하거나 상위 포식자처럼 무분별하게 출판 희생양을 계속 양산하는 출판사나 저널 측을 말합니다. 
이러한 약탈적 저널 측에서는 자신들이 저명한 저널과 밀접하게 관련되었다고 유혹하며 가능한 한 많은 연구자들이 해당 약탈적 저널에 논문을 투고하도록 만듭니다. 그러다가 오픈 엑세스 시대가 되면서, 이러한 약탈적 저널은 오프라인으로 가짜 저널을 출판하는 대신 잘 알려지지 않거나 잘 관리되지 않고 있는 합법적 영역의 저널의 웹사이트에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약탈 저널의 전략과 진화
이러한 약탈 저널들은 합법적이며 잘 확립된 것처럼 보이는 웹사이트를 개설하여 운영합니다. 그러나 이는 단지 연구자들로부터 돈을 취하기 위한 수단일 뿐입니다. 즉 투고자가 돈을 지불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원고 투고 시 돈을 요구하며, 이후의 리뷰라든지 학계 관련자의 참여라든지 하는 서비스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Scholarly Open Access (scholarlyoa.com)라는 사이트에서는 이러한 약탈 저널로 의심되는 사이트의 목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 중 The Jökull Journal (jokulljournal.com)라는 약탈 저널이 있는데, 이는 아이슬란드의 지구과학 저널인 Jökull (jokulljournal.is)를 교묘하게 모방한 것입니다. 
게다가 이러한 약탈 저널의 전략은 나날이 진화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더욱 교묘하고 법망을 피해갈 수 있는 방향으로 말입니다. 특징적인 전략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약탈 저널로 운영되는 대부분 회사들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고 추적이 매우 어렵습니다.
2) 약탈 저널 jokulljournal.com의 경우, 잘못 링크되는 사이트는 *.com URL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검색 엔진은 *.com 웹사이트를 우선 검색한다는 것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3) 약탈 저널 사이트는 그 디자인이 진짜 저널과 매우 유사합니다. 저명한 저널의 사이트 디자인을 
    거의 똑같이 모방하여 구분이 어렵습니다.
4) 신참 연구자의 경우 저명한 저널과 약탈 저널의 스펠링을 구별하기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Jökull와 Jökull 저널 중 어느 쪽이 진짜 저널인지 구분하기 쉽지 않습니다.
5) 약탈 사이트들은 의심 받지 않도록 교묘하게 운영됩니다.

기존 저널의 책임은?
사실 약탈 저널의 범람은 오픈 엑세스 시대의 새로운 문제이기는 합니다. 그러나 기존 저널 측도 이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합니다. 저널 측은 자신들의 웹사이트가 중요한 마케팅 도구라는 것을 인식해야 합니다. 만약 자신의 저널을 모방한 약탈 저널로 인해 안 좋은 이미지가 형성된다면, 진짜 저널도 이로 인한 피해를 입게 됩니다. 진짜 저널의 웹사이트 주소가 .com으로 구성된다면, *.com의 웹사이트가 우선 검색되어 피해를 당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온라인 검색 결과 등에 대해 좀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그리고 오픈 엑세스 없이 오직 인쇄본으로만 제공되는 저널 측은 더욱 쉽게 약탈 저널의 표적이 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합니다. 연구자나 실제 사용자들은 진짜 저널 측이 공지를 하지 않는 한, 온라인에서 제공되는 약탈 저널이 진짜 저널의 모방이며 가짜인지 알지 못할 것입니다. 이미 피해를 당한 이후라면 늦을 수 있으므로 오픈 엑세스 추세에 방어를 위해서라도 인터넷 사이트 구축을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마치는 글
이미 온라인 기술이 대중화되기 전에 구글은 Google Alert 등의 설정을 통해 관련 회사들에게 유사한 회사명을 사용하는 웹사이트의 존재에 대해 정기적으로 통지하는 서비스를 실시했습니다. 일부 회사들은 온라인 검색 담당자를 통해 자신들의 회사명을 모방한 사이트가 있는지 주기적으로 모니터링을 하여 구글 측에 후속 조치를 요청했던 것입니다. 

신참 연구자는 자신의 논문이 게재 승인되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약탈적 저널 측에 돈을 보낼지도 모릅니다. 이는 결국 매수자 위험부담(caveat emptor)의 사례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