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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윤리

결함 연구의 결과


함(Flawed) 연구란 의도치 않게 연구에 결함이 있게 된 경우로써, 이는 고의적으로 속이는(deliberately fraudulent) 내용이 들어가는 사기성 연구와는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결함 연구는 다음과 같은 경우를 말합니다.


1) 기존 연구에서 인식한 차이점이 정확하지 않은 경우

2) 연구 팀의 경험이 적어서, 연구 프로토콜이 약화되는 경우

3) 자금 및 자원의 부족으로 인해, 연구 프로토콜이 약화되는 경우

4) 결함이 있는 데이터 세트에 기반한 연구인 경우

5) 연구 결과를 재현할 수 없는 경우

6) 새로운 연구의 기반이 되는 기초 연구 자체에 결함이 있는 경우

7) 연구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잘못 분석하여 발생하는 결함이 다른 연구 프로토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우


재현성의 부족

암 연구 분야에서 주요 연구 53건 중 6건만이 재현 가능한 연구라는 보고가 있습니다. 즉 재현 가능한 연구의 비율이 약 11.3% 밖에 안 된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보고에 따르면 조사 대상 연구 논문들 중 25%만이 재현 가능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2000년부터 2010년 사이에 실수 또는 부정의 사례가 확인되어 철회된 연구에 기초한 임상 시험에 8만 명 이상의 환자가 참여했다는 사실이 확인된 바 있습니다.


결함 연구가 지속되는 이유

위와 같이 결함 있는 연구의 비율이 매우 높음에도 불구하고 왜 결함 있는 연구의 비율은 떨어지지 않을까요? 게다가 정확도와 객관성을 핵심 가치로 여기는 과학 연구 분야에서 결함이 없는 연구의 비율이 단지 10%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은 분명 큰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그 이유는 재정적 문제와 관련됩니다. 이미 완료한 연구에 사소한 결함이 있다고 하더라도 일단 고의적이지 않고 실수로 야기된 것이기에 발견도 어렵거니와, 발견하더라도 경제적 문제로 인해 연구 결과 전체를 거부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명성이 있는 연구자/연구 팀의 연구이거나 그 영향력이 높은 연구일 경우, 결함이 있는 연구라고 인정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결국 재정적 문제와 연구자의 명성 보호를 위해서 대부분의 연구자들은 기존의 잘못된 관행을 지속하는 쪽을 택합니다. 


양보다 질을

위에서 언급했듯, 이처럼 질보다 양적인 연구 결과 위주의 학계 풍토는 결함 연구를 양산하고 있습니다. 결함이 있는 연구를 수행했더라도 고의성이 없다는 이유로 별다른 제재가 가해지지 않다 보니 학계의 상황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유일하며 단호한 것입니다. 바로 품질이 높은 연구에 대해 공정한 보상을 하는 것과 엄격한 연구 감독 및 관리 풍토를 확립하는 것입니다. 기존의 “publish or perish” 풍토에서 한 단계 발전하여, 이제는 “do quality research or perish(“품질이 높은” 연구 또는 도태)”의 풍토가 확립되어야 합니다. 


그 결과 얻어지는 연구 프로토콜의 투명성은 연구 팀 구성원 전체의 책임성을 보장해 줄 것입니다. 

앞으로는 고의적이지 않은 결함 연구라 할지라도 동일하거나 유사한 실수가 반복되는 경우, 삼진 아웃제를 적용한다든지 일정한 제재가 가해지는 풍토가 정착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위에 언급한대로 재정적 문제로 인해 이미 얻은 결과를 거부할 수 없다는 것은 넌센스입니다. 진짜 경제적 가치로 본다면, 이처럼 결함 있는 연구가 양산되는 학계 풍토야말로 경제적으로 비효율적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