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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윤리

인스턴트 학술 출판의 장단점


요즘은 지식과 데이터의 확산 속도가 크게 증가했습니다. 일단 온라인 상에 노출된 정보는 SNS 트윗과 리트윗, 유용한 글 퍼가기 등을 통해 순식간에 수십만 명 이상의 사용자에게 공유될 수 있습니다. 마치 거미줄 한 가운데에 물방울이 떨어질 때 그 진동이 거미줄 전체로 순식간에 전해지는 경우와 비슷합니다.

정체성의 위기
21세기 학술 출판업계는 정체성의 위기를 겪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방대한 데이터 축적 및 유통이 가능해졌습니다. 그럼에도 기존 출판업계의 출판 주기는 별로 변화된 것이 없습니다. 지식은 초 단위로 증가하는데 저널에 논문을 투고하여 출판되는 과정은 여전히 수 개월에서 수 년이 소요됩니다.

제2의 도약
출판 주기가 짧아지고 피어 리뷰 관련 사기와 가짜 연구 결과의 사례가 증가함에 따라, 21세기에 맞게 출판 사이클을 줄여서 출판 신뢰도 제고를 위한 제 2의 도약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즉, 연구 데이터의 즉각적인 유통과 과학 콘텐츠의 온라인 이용을 촉진하자는 움직임입니다. 이러한 출판 업계의 인스턴트 유통 전략은 장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장단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장 점
1) 출판 기간의 감소: 출판 관련 시간 지연의 사례가 제거됨에 따라, 더 많은 수의 과학자들이 최신의 과학 연구 성과를 효과적으로 공유할 수 있게 됩니다. 인스턴트 출판은 최신 연구 결과의 실시간 업데이트를 가능하게 하여 연구자들의 정보 교류 및 소통을 촉진하게 될 것입니다.
2) 다양한 매체의 활용: 기존의 종이 출판 대신 블로그 포스팅, 비디오, 데이터 도구, 인터랙티브 데이터 발표 도구 등을 이용하여 보다 다양한 매체를 통한 학술 콘텐츠 유통이 가능해집니다. 이는 일반인이 보다 쉽게 학술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며 다양한 매체를 통해 과학에 대한 대중의 흥미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3) 새로운 리뷰 절차: 보다 빠른 학술 정보 유통을 위해  전통적 피어 리뷰 과정이 재검토되어  출판 이후에 피어 리뷰가 진행되는 방향으로 개선될 것입니다. 출판 후에 피어 리뷰가 이뤄진다면 피어 리뷰의 투명성은 높아지고 또한 피어 리뷰의 과정에 대중이 참여할 수도 있어 연구 결과 검증의 수준도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 

단 점
1) 부실 연구의 양산 우려: “인스턴트”라는 단어는 연구의 품질에 관한 논란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빨리 출판하는 데만 급급하여 연구 자체의 품질이 저해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2) 내실보다 외형 홍보에 치중할 우려: 온라인 상의 다양한 일반 이용자들에게 과학 연구를 개방하는 것은 연구자나 출판사들이 인지도 향상을 위해 비윤리적인 행위를 할 확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대중의 힘은 생각보다 훨씬 강하므로, 연구자와 출판사들은 이러한 대중의 인정을 받기 위해 연구 결과의 내실보다는 외형적 홍보에 더욱 치중할 우려가 있습니다. 이러한 출판사들 간의 홍보 경쟁이 과열되면 결국 비윤리적인 수단도 불사하게 될 수 있습니다. 이는 결국 출판 업계 전반의 신뢰도 하락과 공멸로 이어질 우려가 있습니다. 

인스턴트 출판의 지지자들은 출판 후 피어 리뷰를 하는 것은 지식의 투명성을 높이고 연구 품질에 관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오픈 엑세스의 인스턴트 출판 환경에서는 출판 실적에만 매달려 결함이 있는 연구를 양산하는 학자들이 설 무대가 줄어들게 될 것입니다. 오픈 엑세스 시대에 대중의 장기적인 자정 능력을 믿고 학술 출판사, 연구자 그리고 대중이 함께 소통하며 발전해 나간다면, 보다 투명하고 신뢰성 높은 학술 데이터가 증가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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