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학계소식

연구원들의 관점에서 본 ORCID(Open Researcher and Contributor ID)

전세계적으로 연구원들과 연구논문들의 수효가 늘어나면서 동일하거나 유사한 이름을 가진 연구원들이 많아졌습니다. 때문에 특정 저자의 연구논문을 찾기가 더 어려워 지고, 연구원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연구논문과 성과를 알리기가 더 어려워졌습니다. 이는 많은 사람들이 쓰는 평범한 이름일 경우에 더 심합니다. 특히 아시아 국가들처럼 많은 사람들이 동일한 성을 쓰는 경우는 문제가 심각합니다(2011년에 Nature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Y. Wang 이름으로 출간된 논문이 3,926개에 이른다고 합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2년에 ORCID(Open Researcher and Contributor ID, 연구자 고유식별코드)가 만들어 졌습니다*. ORCID는 “공개 연구자 및 기여자 ID”를 의미합니다. 우선, 개별 연구자들은 이름 옆에 독자적인 영문자와 숫자를 합성한 식별코드가 주어지고, 모든 연구활동에 이 코드가 등록됩니다.


특정 연구자가 저널에 인용되거나, 데이터셋을 출간하거나 펀딩을 받는 등 다양한 연구활동을 수행할 때 이들에게 부여된 ID에 따라 ORCID 레코드에 자동으로 기록되고 남습니다. 이 기록에는 연구활동 뿐 아니라 연락처 정보, 소속기관 정보 등 다른 정보도 함께 저장됩니다. 연구자들은 ORCID ID를 신청하면 즉시 취득할 수 있습니다. ORCID는 모든 연구자들이 다양하게 분산된 연구활동을 하나의 레코드에 통합하여 저장하도록 해 줍니다. 이로 인해 연구자들의 인지도도 높아지고 외부에 보여지는 확률도 높아집니다.



연구원들의 관점에서 ORCID를 보면, ORCID를 통해 다른 연구자로 오인될 확률을 줄이는 것 외에도 다른 장점이 있습니다. 우선 데이터 조작이나 표절 등의 불법적인 행위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연구환경이 점점 더 경쟁적으로 변하면서 학계 내에서도 불법적인 행위의 유인이 커지는데, ORCID를 사용함으로써 이런 문제를 줄일 수 있습니다. 특히 저널에서 리뷰어의 신원을 ORCID를 통해 확인이 가능함으로써 저널의 신뢰도를 높이고 부정한 행위를 근절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ORCID도 한계는 있습니다. 우선 이 신원 식별시스템이 보다 광범위하게 활용되어야만 그 유효성과 효과가 커질 수 있습니다. 일부 기관의 경우 자체적인 신원 식별 시스템을 동시에 운용함으로써 ORCID의 활용이 더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ORCID가 현재보다 더 널리 보급되고 활용될 필요가 있습니다. 관련기관들도 단순히 연구원의 신원을 식별하는 것인 아니라 연구원의 연구성과를 보다 잘 연결하고 이를 성과확인의 지표로 제대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미래에는 ORCID를 통해 위키피디아 편집활동이나 연구논문에 기재되지 못한 활동들, 블로그 코멘트 등 그 동안 간과되어 왔던 다른 온라인 활동들까지 모두 반영될 수 있습니다. 연구원들의 입장에서는 공식적인 성과물이나 업적 외에도 자신들을 보다 잘 알릴 수 있는 이런 지표들이 추가되면 도움이 됩니다. 궁극적으로 ORCID는 모든 연구활동을 아울러 저장하고 활용할 수 있는 보다 포괄적이고 유일한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