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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번역

브렉시트 이후, EU에서 영어의 입지는?


유럽연합 EU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이 몇 가지 있습니다. 2012년 노벨평화상 수상자가 누군지 아십니까? 바로 EU입니다. 그렇다면, EU 국가 중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국가는 몇 군데나 될까요? 영국의 EU 탈퇴 이후, 0개 국가라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몰타와 아일랜드에서 영어가 널리 통용되고 있긴 하지만, 엄격하게 분류하면 이들 국가에서 영어는 제2외국어 혹은 제1외국어의 위치입니다.


유럽의 언어는 현재까지도 세계 곳곳에 퍼져 있습니다. 스페인어는 중남미 대부분 국가에서 공식어이며, 브라질 공식어인 포르투갈어는 최근 아예 ‘브라질어’라고 표기되는 경우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토속어를 제외한다면, 아프리카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언어는 프랑스어이고, 호주의 경우 영국이나 미국과 멀리 떨어져 있지만 영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유럽의 언어는 비슷한 표현과 문장 구조가 많아서 각기 자신의 언어로 이야기해도 어느 정도 의사소통이 가능한 경우도 많습니다. 상대적으로 주변 국가의 언어를 배우기 쉽다 보니, 4개 국어를 하는 이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이지요.



영어가 세계 공용어의 위치에 오르기까지는 미국의 역할이 컸지만, 본래는 영국의 언어입니다. 러시아인과 파푸아뉴기니인이 대화할 때 영어를 사용할 것이며, 외관 상 차이가 적은 일본인과 중국인이 대화할 때도 영어를 사용합니다. 헌데, EU 국가 중 영어를 공식어로 하는 국가가 없어졌다는 것은 뭔가 아이러니해 보이기도 합니다.





EU는 현재 총 24개 언어를 공식 언어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영국은 EU를 탈퇴했지만, 영어가 EU 공식 언어에서 퇴출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2015년 기준, 영어로 회화가 가능한 유럽인의 비중이 약 38%에 달하고 이는 가장 높은 수치이기 때문입니다. 프랑스어와 독일어가 약 25%, 이탈리어와 스페인어 구사 비율이 약 15% 전후인 것을 감안하면, EU 회원국이 모여 회의할 때, 여전히 영어가 가장 효율적인 소통 언어일 것입니다.



한편, 영국과의 경제적 교류가 일시적으로 감소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식 영어에 익숙한 한국인에게 영국식 영어를 접할 기회는 더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독특한 발음으로 유명한 영국식 영어를 선호하는 한국인도 꽤 많은데 말이지요. 하지만, 파운드화 환율 하락으로 어학 연수, 유학 국가로 영국을 택하는 경우가 많아질 것이란 관점도 있습니다. 브렉시트의 영향에 대해 개인이 체감할 만한 것은 없다고 느끼겠지만, 이처럼 유학 국가가 바뀌는 경우, 한 개인의 인생 자체가 바뀌어 버릴 수도 있는 것이지요. 또한, 이러나 저러나 영어 학습이 중요한 것에도 큰 변함이 없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