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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소식

테뉴어 제도의 장단점


우리는 이미 이전 포스팅에서 테뉴어 제도의 정의와 최근 추세에 대해 살펴본 바 있습니다. 테뉴어 제도는 학술적 업적을 인정 받은 대학 교원에게 종신 교수직을 부여하는 것을 말하며, 최근에는 테뉴어 교수의 낮은 생산성과 2년 단위로 갱신되는 비정규직 교수 문제로 인해 5년 단위의 비정규직 교원 고용 계약이 도입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학계의 성배

영화 인디아나 존스를 보면, 고대 유물인 최후의 성배를 찾기 위해 주인공이 온갖 어려움을 무릅쓰고 모험을 하는 내용이 나옵니다. 학계에서 성배는 바로 “테뉴어” 직을 얻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학계에서 테뉴어 직은 경험, 전문지식, 연구 경력, 저자 자격을 갖춘 사람에게 수여됩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미국 교수 협회와 교수 노동조합 간에 테뉴어 제도의 장단점에 관한 격렬한 논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떠한 장단점이 논의되고 있을까요?


 장 점

테뉴어 직의 장점은 크게 3가지입니다.


1)고용 안정성: 영어로는 잡 시큐리티입니다. 사실 오늘날처럼 비정규직이 일반화되고 신규 고용의 70% 이상이 비정규직인 세계 고용 상황에서, 정규직은 그 자체로써 매력적입니다. 특히 학계의 연구자들은 비정규직 계약이 일상화되어 있습니다. 심지어 2년 단위 포닥 계약을 했더라도 중간에 연구가 잘 진척되지 않으면 몇 개월 만에 짐을 싸야 할 수도 있습니다. at will 고용의 문화는 학계에서 더 두드러집니다. 이 때, 자신이 원하는 연구 기관에서 종신 고용직을 얻는다는 것은 큰 인센티브입니다. 그러나 미국 교수 노동조합에서는 이러한 학계의 트렌드가 젊은 학자들이 더 낮은 보수로 일할 수 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를 야기한다고 주장합니다.


2)학문의 자유: 전임 교수직은 몇 안 되는 자유직종입니다. 게다가 교수는 주위의 부당한 압력이나 보복의 두려움 없이 연구를 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게 됩니다. 테뉴어 제도의 옹호론자들은 이러한 테뉴어 제도가 학자들이 소속기관으로부터 해고될지 모른다는 두려움 없이 신분을 보장 받으며 연구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말합니다. 


3)상징: 테뉴어 직은 일종의 명예이고 타이틀입니다. 마치 특정한 임무를 수행한 후에 받는 배지나 어려운 임무를 달성한 후에 받는 훈장과 같은 것입니다. 즉 전임 교원에게 일종의 권위와 신뢰성을 부여하여 소속기관은 물론 당사자에게도 긍정적 역할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단 점

테뉴어 제도의 단점으로 언급되는 것 3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업무 생산성 문제: 테뉴어 제도 비판자들은 테뉴어 제도라는 든든한 보호막 아래 해당 종신교수들은 업무 생산성의 향상, 즉 연구 및 강의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기 쉽다고 말합니다. 게다가 아무리 형편 없거나 미흡한 교수라는 평이 일반화되어도, 해고는 불가능하며 이는 전형적인 관료제 조직의 경우와 유사하다고 합니다.


2) 예산 제한 문제: 테뉴어 직 교수와의 장기 계약은 필연적으로 연봉의 지속적인 상승을 가져옵니다. 즉 경제 상황이나 잡 시장의 변동과는 무관하게 일단 정교수가 되면 임금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고, 이는 반대로 학교 측에는 생산성 대비 더 높은 비율의 고용비용 지출을 의미합니다.


3) 교직원의 2원화 문제: 일단 테뉴어 직을 얻은 교수와 그렇지 않은 신참 교수들 간에는 자연스럽게 2원화 구조가 이뤄집니다. 아직 테뉴어 직을 얻지 못한 교수는 더 열심히 해서 ‘publish or perish’의 압력을 이겨내고 종신 교수직을 얻으라는 압력이 가해집니다. 그래서 종신 교수직을 얻기 전까지는 최선을 다해 연구하다가 테뉴어를 받은 이후로는 오히려 연구 활동이 느슨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이는 또한 교직원의 도덕적 해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잠재적으로 끝없는 논쟁

테뉴어 제도에 관한 논의에서 대학 기관, 교수 노동조합, 이미 테뉴어 직을 얻은 교수들 간에 의견이 분명하게 갈립니다. 대학에서 더욱 예산 관련 압력이 증대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학계의 갈등은 고스란히 학생들의 피해로 돌아가게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