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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소식

학술 연구자로써 브랜드화는 필요한가?


최근 브랜드, 마케팅 등의 용어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능력이 거래되는 자본주의 시장경제 사회에서 자신의 능력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알리고 고품질의 능력을 홍보하는가가 생존 및 포지셔닝에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일류 대학을 가려고 하는 것도, 저명한 저널에 논문을 투고하려고 애 쓰는 것도, 결국 브랜드로 설명 가능하다는 말입니다. 긍정적 의미에서 학술 연구자도 학계에서 높은 브랜드 가치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높은 브랜드 가치를 구축한 학자란 어떠한 사람을 일컫는 말일까요?


학술연구자로써 높은 브랜드 가치를 구축했다는 것은 다음과 같은 것을 포함합니다. 만약 당신이 훌륭한 연구 업적이 있고, 학술회의 참석 요청을 받은 경력이 많으며, 저명한 도서를 출판하고, 공저자로 연구하기 원하는 학계 관계자들이 많다면, 당신의 레쥬메는 이미 높은 브랜드를 구축했다고 보면 됩니다.


가치의 인식

브랜드 식별 정도, 지각되는 가치, 이미지에서 오는 리더십, 메시지의 파급력 등 기업 관련 요소들은 이미 학계에도 깊숙하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학자들의 레쥬메를 보면 각종 정부 연구기금 수령 경력과 학술 발표, 저서 및 논문 출판 경력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미 테뉴어 자격을 얻은 교수라도, 그의 전문 분야에서 그의 연구나 이름이 거론된다면 브랜드 설계의 측면에서 이미 브랜드화에 성공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무슨 연구의 대가 또는 무슨 연구의 발표자 등으로 언급된다면, 이는 마치 인터넷에 검색되는 연관 검색어와 같이 당신의 경력에 함께 따라다니게 될 것입니다.  “맨큐”를 인터넷에 입력하면 “맨큐의 경제학”이 자동으로 연관 검색어로 검색되는 경우처럼, 그레고리 맨큐 교수는 경제학 교육 및 저서 출판으로 브랜드화된 것입니다. 


현대의 마케팅 연구 결과에 따르면 브랜드 식별력을 구축하기 위해 집요하고 신중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당신의 소속 기관조차도 당신이 원하는 자리를 마련해 주지 않을 것이라고 합니다. 즉 특정 연구소나 학교에서 정규직 자격을 얻은 것에 안주하지 말고 자신이 하는 일, 관심 있는 분야, 앞으로 어떤 사람으로 불리기를 원하는지에 대해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알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만 소속 조직 내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해당 연구자에게 필요한 정책적 또는 금전적 지원을 해줄 수 있을 것입니다. 소속 기관 내에서도 이럴 정도인데, 일반 대중이나 외부 기관을 대상으로 할 때 자신이 브랜드화되어 있거나 적어도 알려져 있다면 의사소통 시, 많은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학술 브랜딩

당신은 이미 학술회의의 자기소개(bio)나 링크드인 프로필을 작성했을 것입니다. 

레쥬메 자체는 정보에 대한 일반적 템플릿에 불과합니다. 연구자의 전문 분야에 대해서는 그 이상이 필요합니다. 브랜드화를 위해서는 먼저 당신이 자신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고, 사람들이 어떻게 인식해주기를 원하는지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김춘수 시인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는 말처럼, 브랜드는 상대방에게 지각되고 인식되었을 때 비로소 생명력을 부여 받게 됩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자신이 어떠한 브랜드로 인식되고 싶은지를 생각하고 지속적으로 이에 대해 어필을 해야 합니다.


한 번에 한 단계씩

일단 프로필을 작성하면 그것을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을 주의해야 합니다. 온라인 상에 정보를 기록하는 것은 쉽지만 이미 기록된 정보를 삭제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온라인 정보는 네트워크 망을 따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공유되고 확산됩니다. 따라서 한 번에 한 단계씩 신중하게 밟아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1) 신선한 이미지로 시작: 자신의 레쥬메나 자기소개서의 서두는 자신에 대해 진정으로 표현하는 신선한 문구로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2) 자신만의 웹사이트 구축: 자신만의 사이트를 구축하는 것은 브랜드 정체성을 확립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이 때 해당 사이트에는 오래된 내용이 아닌 새롭게 구축한 브랜드 관련 내용을 포스팅해야 합니다. 독자의 관심사를 반영하고 대화할 수 있는 내용을 포스팅하는 것이 좋습니다.

3) SNS의 적절한 활용: 링크드인, 트위터, Academia.edu, Research Gate 등의 SNS를 활용하여, 오피니언 리더로써 자신만의 콘텐츠로 기여할 수 있습니다. 시간이 없다면, 아웃소싱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4) 블로그 또는 영상 매체의 활용: 학계 외부로 가시성을 확장할 수 있습니다. 블로그를 개설하거나 TED 같은 영상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연구자가 명성보다 과학적 발견을 추구하는 것은 바람직한 것입니다. 그러나, 자신의 연구에 대해 알리는 것도 중요한 덕목입니다. 이는 협업할 연구자를 구하거나 연구 기금을 유치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자신이 시간이 없다면, 아웃소싱 등을 고려하는 것도 중요합니다.